원더우먼 Wonder Woman (2017) 우윳빛감상

* 원더우먼 감상 쓰겠다고 백만년만에 접속 ㅋ

어제 딸냄 얼집 바래다주고, 원더우먼 개봉할 때가 되었는데 하고 무심코 검색했다가 10분 후 조조가 있는 걸 확인하고 바로 달려가 감상하였네요~~~ 아아, 은혜로운 하루였습니다. 처음부터 울컥울컥, 너무 좋았네요. 정말 DC의 미장센은 제 취향을 관통하여요. 고전주의의 걸작을 화면으로 옮겨놓으면 이런 느낌일까요. 제가 원래 심한 DC 빠이긴 하지만 (참고: http://savon.egloos.com/3155175) 히폴리타 여왕님께서 어린 다이애나에게 아레스가 일으킨 신들의 전쟁을 설명할 때의 CG는 DC를 사랑하는 팬덤의 취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우야둥둥 짤막하고 팬심 및 편향이 가득한 감상이며, 미리니름 또한 아무 생각없이 줄줄 나올 것 같으니, 영화 안보신 분은 다음에 읽어주세욥


 
1. 여성의,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영화.

1. 조조라 관객이 많지 않았는데, 엘리베이터 타고 주차장으로 갈때 같이 관람한 남자 둘은, DC 망했다, 망했어 쯔쯧 연신 혀를 차는 모습을 목도. 그럴 것 같긴 했음. 여자라서 느끼는 요소요소의 디테일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남자들은 그런 부분을 조금 놓치지 않을까 싶음. 내 경우엔 초반에 바로 다이애나와 감정적 싱크로가 일어나기 때문에 관람하는 내내, 다이애나의 감정기복을 함께 경험함. 완전 좋았음 ㅋ (그냥 내 추측인데, 감독이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읽은 게 아닐까 싶었음)

1. 초반 지루했다는 평도 있던데, 멋진 언니들이 코르셋 갑옷 입고 줄줄줄 계속 나오는데, 그것만 봐도 황홀해서 늠 좋았음 (로얄티 컬렉터들은 보고 있으면 내 인형들이 막 살아 움직여!!! 이런 느낌을 받을 것임 ㅋ)

1. 인상깊었던 장면 1은, 스티브 (또 스티브! 또 크리스! ㅋㅋㅋ)가 인어공주에 의해 구출되고 나서 벌어진 해변 전투씬인데, 액션씬 자체로도 멋졌지만, 시간이 멈춘 아마존의 활과 검, 독일군의 총과 대포의 싸움이 참 함의가 많은 느낌이었음. 아마조나스의 전투방식, 사고방식 그 자체가 DC를 상징한다고 봄. 총과 대포로 무장한 적군과 시대에 뒤떨어진 무기로 싸우고 있는 아마조나스의 모습은, 결과를 충분히 예상컨대 안타깝고 슬프면서도, 그들이 보여주는 결투방식의 그 우아함과 아름다움으로 인해 넋을 잃고 보게 됨. 수퍼맨에서도 강렬히 느꼈지만, DC의 비장미는 예술 ;ㅁ; 

1. DC의 미학은 내용상은 고전주의와 가장 가깝긴 하지만, 화면에서 볼 수 있는 미학적 차용은 바로크에서 르네상스, 신고전주의까지 폭넓게 차용함. 그래서 어떤 특정 사조를 지향한다기보다, 팝적이고 포스트모던한 마블의 방향과 대조되는 클래식 본연의 의미에서 고전주의라고 지칭하면 제일 좋을 듯 싶음. 계속된 흥행실패(?)에도 이 비장미를 끝까지 버리지 않고 끌고 나가서 너무 좋음 ㅠㅜ 

1. 악을 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있어서, '순수'에 가까운 다이애나와 인간인 스티브의 입장이 비교되고 교차, 대조되는 것이 참 좋았음. 그것이 긍정적이고 멋지게 잘 나타나는 장면 (좋았던 장면2) 이 벨브란 마을을 구할 때인데, 다이애나가 앞장 서고, 그 이후를 스티브 일당들이 따르면서 시너지를 내는 장면인데, 그녀의 탁월한 능력에도 독일군의 집중포화를 방어하는데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을 때 스티브들의 도움으로 그 이상으로 전진할 수 있었던 감동적인 장면. 

1. 위의 시너지 결과는 차후 두 사람이 결별하는 이유가 되는데, 이야기를 따라갈 때는 좀 허술하다 싶었던 시나리오가 곱씹을수록 참 공들인 시나리오다 싶음. 이성과 합리로 무장한 좋은 인간(이라 쓰고 남자라 읽는다)의 대명사와도 같은 스티브와 진리와 순수, 그리고 감성적인 여신(이라 쓰고 여자라 읽는다)의 대명사 다이애나, 그들의 만남은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무게감을 지님. 

1. 디즈니가 왜곡하지 않은 인어공주나 신데렐라 이야기의 원형이 많이 떠오름. 

1. 영화를 보고 남는 명대사가 있음 정말 좋은데 이번에 있었음. ㅠㅜ 눈물이 정말이지 주르륵 흐름 ㅠㅜ (명장면 3)
I save today, You save the world. 난 오늘을 구할테니, 당신은 세상을 구해요.

1. 다이애나의 각성에 필충인 스티브와의 이별은, 여성인 내게 참 복잡한 양가감정을 느끼게 함. 남자가 히어로인 영화에서 그의 파트너인 여성은 히어로가 better man이 되게 도와주며 안정적인 회귀를 할 수 있는 자궁의 역할을 언제나 하는데, 여자가 히어로인 영화에서 여성은 언제나 혼자가 됨. 이게 인간 사회의 반영이기도 해서 인정하고 수긍하면서도 어쩐지 모르게 씁쓸함 (문득 쾌락론 12권의 결말도 생각남 ㅠㅜ)

1. 히폴리타가 다이애나를 세상으로 내보내면서, 인간들은 너를 받을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데, 전쟁의 주체가 대부분 남자인 영화 전체에서 요말을 살짝 비틀어 생각해보면, Man (남자)는 너를 받을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도 있음 ㅋㅋ 다분히 페미니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히 많음 ㅋ

1. 다음 영화는 저스티스 리그일텐데, 서로 다른 생명체들(인간, 외계인, 신)의 합주가 어떠할런지. 참 궁금하면서 기대도 좀 되고 걱정도 됨. 각각의 입장에서의 최선이 어떻게 충돌하고, 어떻게 만나게 될지, 그 과정이 참으로 포인트일텐데~~ 

* 인스타에서 퍼왔어요~ ^_____^

별점평 ★



+ 퍼스트 어벤저와의 비교로 원더우먼의 성장을 논한 감상글에 나도 모르게 디펜스를 함;; 나중에 이 부분에 대해 살을 붙여 좀더 주절주절 하겠습니당 ~

제 관점에서 디펜스 하자면, 퍼스트 어벤져의 스티브는 인간으로서,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전쟁을 겪으면서 그 가치를 깨닫고 성장하는 스토리가 자연스럽지만, 원더우먼은 무지하리만큼 순수한 선의 의도로 남의 전쟁에 끼어든 나이브한 힘쎈 아마조나스죠. 아레스가 아랫 것으로 인간을 규정했듯 다이애나도 그녀가 구원해줘야 할 아랫것으로서 인간을 규정했어요. 마치 선과 악처럼 달라보이지만 기실 아레스와 다이애나의 인간에 대한 시선은 본질적으로 같아요. 그래서 그런 그녀에게 필요한 건 성장이 아니라 각성, 조금 더 나아간다면 가치관의 전복이기에 퍼스트 어벤저의 시선으로 원더우먼을 본다면 이게 참 이상한 영화가 되어버릴 것 같아요.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메모장

좋은 물, 좋은 기름. 그 이상의 첨가물은 없다.
링크는 Yes, 트랙백,핑백은 No.